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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지식, 나무위키, 그리고 21세기
    카테고리 없음 2020. 11. 10. 10:16

     

    이 짤 뭔지 모르면 나무위키 ㄱㄱ

     

    나는 나무위키를 좋아한다.

     

    나무위키는 위키피디아보다 재밌으며, SCP재단보다 포괄적이며, 백괴사전보다 가치중립적이며, 엔하보다 방대하다. 집단 지성 라이브러리는 결코 혼자서 이끌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나무위키는 현재 워낙 많은 사람이 달라붙어서 작업을 하고 있으니, 타 위키와 상대적인 격차가 유지되면 유지됐지 줄어들 거라곤 생각하기 어렵다. 참고로 나무위키의 문서 수(6M)는 한국 위키피디아 문서 수의 6배(500k)에 육박한다.

     

    나무위키를 단 한 번도 열어보지 않은 2, 30대가 과연 존재할까? 디씨를 한 번도 안 들어가 본 사람, 개콘을 한 번도 안 본 사람, 크롬을 한 번도 안 켜본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나무위키를? 정말로?... 딱 그 정도가 내가 나무위키에 가진 자신감과 경외심이다. 내가 기여한 바는 없지만 이 플랫폼에 대해 상당히 많은 애정이 있다. 국내에 이보다 활성화된 위키가 없다는 점에서, 한국의 오픈 소스 문화의 최전선에 있다고 해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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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끔 다른 사람들에게 장난치는 게 있는데, "나무위키를 좋아한다"는 말을 하고 그 반응을 보는 것이다. 왜 이런 장난을 치냐면... 대개 너털웃음으로 리액션이 나오는게 재밌기 때문이다. 정확한 분위기가 궁금하다면 직접 주변 사람에게 시전해보길 바란다. 꽤 높은 확률로 내가 받은 것과 같은 리액션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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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위키의 신뢰도에 대해서 두 가지를 짚고 싶다. 첫 번째는 과연 이게 나무위키만의 문제냐는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지적하는 부분은 '다수 편집자에 의한 팩트 판단 불가'다 (아니다. 그보다 더 자주 듣는 말은 '응 꺼무위키~'다). 이 부분에 대해서, 나무위키가 유독 상위 노출이 잘 되기 때문에 많이 '경계'받는 것이고, 그보다는 인터넷 상의 지식이 점점 팩트가 희미한 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 같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바꿔 말하면, 원론적인 것들과 변하지 않는 것들은 인터넷 상에서 점점 가려지고, 이에 따라 책이나 수업같은 뭔가 '반-현대적인 매체'들을 더 찾게 되는 것이다. 마치 시소처럼 말이다. 쉽게 노출이 되는 것은 사실을 기반으로 펼쳐나가는 주장, 해석, 견해, 이의, 예시, 반론, 농담들 뿐이다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에디톨로지라는 책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두 번째는 정말 나무위키가 그런 거짓 정보들, 편향된 정보들로 가득찼냐는 것이다. '그럼 직접 고치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유치한 것 같아서, 거의 편집증에 가까운 문서 작성자들의 토론 일부를 캡쳐해왔다.

    중요한 것은 이 토론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입장벽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할 말이 있다면 그 정도 노력은 해야할 것이다

    "코로나 시작일, 경과일을 '나무위키에' 적는게 대체 뭐가 대수라고 새벽 1시에 '무려 7줄'을 적어 그 필요성을 설파하는가?"

     

    이런 토론은 나무위키에서 매일매일 허다하게 발생하며, 심한 경우에는 몇 백줄의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단 한 줄을 나무위키에 싣냐 마냐가 이 편집자들에게는 그토록 중요한 것이고 반드시 합의를 봐야 하는 부분인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상호 존대로 이어지는 모습이 요즘 정말 보기 드문 광경이라는 점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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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위키가 '팩트'만 담고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그러면 진짜 팩트는 어디에 있나?

     

     

    같이 읽어보면 좋은 문서 : https://namu.wiki/w/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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