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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뚫고 올라가기 위해 족쇄를 매달아보자
    카테고리 없음 2024. 8. 13. 03:02

    최근에 유료로 마술을 하나 배웠는데, 현상 자체는 매우 훌륭하다. 아니, 엄청나다. 내가 마술의 달인은 아니지만 당당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로 퀄리티가 좋은 마술이다. 그런데 이 마술은, 제대로 선사하기 위해선 어떤 제약들이 존재한다.

     

    상상을 돕기 위해 간단한 예시를 준비해봤다. 여기 특수한 신발끈 기믹이 있다. 이 신발끈은 평범하게 생겼지만, 특정 지점을 아주 세게 누르면 일시적으로 고무줄 같은 탄성을 만들 수 있다 있다. 대신에 그 지점을 누른 뒤에 해당 지점이 10초 동안 붉게 빛나기 때문에 적절히 손으로 가려야 한다. 10초가 지나면 티가 안나기 때문에 관객에게 보여주고, 만지게 할 수도 있다... 굳이 설명하자면 약간 이런 느낌의 제품을 샀다. (내가 구매한 마술과는 전혀 다르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의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이 마술 도구가 어떤 약점 혹은 제약조건을 추가하는 대신, 매우 신비한 현상을 얻어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요소가 프로그래밍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종류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보다, 오직 한 가지만 해야될 때 - 그리고 그 한 가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포기해도 될 때 - 우리는 역설적으로 더욱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어디까지 챙겨야 하는지'보다 '어디까지 버려도 되는지'가 머릿속의 인지 부하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가진 제약은 무엇인지, 우리가 포기해도 되는 것들은 무엇인지를 짚어내는 작업이 상당히 중요하다. 상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어느쪽이 막다른 길인지 미리 짚어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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