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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나쁜데 손발이 게으른 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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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사 후 첫 주 안에 승부를 내야 한다
    카테고리 없음 2024. 12. 20. 02:28

     

    사고실험을 해보자.

     

    '원래' 외향적인 인물이, 첫 출근 바로 전날 안좋은 일을 겪었다고 해보자. 키우던 강아지가 큰 병에 걸렸다던가, 전세사기를 당해 돈을 상당히 잃었다던가. 그는 출근하는 월요일에 기분좋게 인사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조용히, 다양한 스트레스를 견뎌가면서 회사 온보딩 프로세스를 진행한다고 해보자.

     

    이 자가 그 다음 월요일에, 밝은 미소와 함께 "안녕하세요~!" 하면서 자리에 앉을 수 있을까?

     

    '원래' 내향적인 인물이, 첫 출근 전날 로또 1등에 당첨되었다고 해보자. 원래는 사수와 조용히 온보딩을 하는 스타일이던 이 자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싱글벙글 한 주를 보내게 된다. 회사에선 매사 웃고 있으며 주변 동료들한테도 밝게 인사할 것이다.

     

    이 자가 그 다음 월요일에, 전 회사에서 하던대로 조용히 자리에 가서 하루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

     

     

     

    역 콘웨이의 법칙처럼, 역 페르소나의 원리가 조직 생활에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밝게 인사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두면, 주변인들도 그 자를 '원래 밝은 분'으로 인식할 것이고, 당사자 스스로도 '나는 (이들 앞에선) 밝은 동료'라고 인식할 것이다. 양쪽 모두, 그 이미지를 깨기가 어렵다.

     

    대학교와 다를 바 없다. 질문을 하는 학생만 계속 질문한다. 첫 시간에 질문을 안 한 학생은 자기 스스로를 '나는 질문을 안하는 학생'으로 인식하며, 주변 학생들과 교수가 '나를 질문 안하는 학생으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는 이미지를 내재화한다 (부분적으로는 사실이리라).

     

     

     

    이는 짐짓 무거운 결론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 "첫인상을 망치면, 앞으로 계속 끔찍한 이미지에 끌려다니게 되는건가?"

     

    어느 정도는 그렇다. 자신의 행동을 바꾸려면, 남들이 바라보는 (혹은 바라볼거라고 믿는) 자신의 이미지를 개조하려면, 뻔뻔스럽게 새로운 행동을 하고 그게 당연한 일인양, 난 원래 그런 애라는 양 과장된 연기를 해야 한다. 

     

    처음엔 다들 어색할 것이다. '쟤가 왜 저러지?' '원래 저러던 분이 아닌데'. 그러나 그 행동이 반복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로운 이미지를 그들 또한 내재화 할 것이다. 기어이 세뇌에 성공하는 것이다.

     

    더 쉬운 길은 자신이 어떤 이미지로 각인되길 원하는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보고 첫 출근하는 것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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