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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을 유지하려는 관성
    카테고리 없음 2025. 6. 30. 00:22

     

    출산률이 0.7 명 수준으로 떨어졌고 그것이 해외의 거대 유튜버들에게 소개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렇다고 전국민이 돌연 결혼을 결심하지는 않는다. 이대로 가면 분명 큰 위험이 눈앞에 닥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마찬가지로, AI로 인해 개발자의 의미가 크게 바뀌거나 (관점에 따라선) 크게 훼손되는 상황이 뻔히 눈앞에 보이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크게 다르지 않은 개발자로서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고민은 하고 걱정은 하지만, 그렇다고 오늘 해야 할 일을 무시하지는 못한다. 아니, 그것은 너무 겸손한 표현이다. "딱히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 정도가 공평한 묘사이리라.

     

    그러한 관찰이 나를 굉장히 답답하게 한다. 뭐라도 해야되지 않을까? 그러나 딱히 좋은 아이디어는 없다. 다들 마찬가지겠지.

     

    어느 날, 지구에 소행성이 떨어질 예정이고 우리는 막을 방법이 없어서 지구는 1년 뒤 멸망한다는 뉴스가 전세계에 공표된다고 하자.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는 그냥 그 자체의 사실이라고 확정이 났을 때 (사실 굉장히 비현실적인 가정이지만), 다음 날 우리는 은행을 털까, 여행을 갈까, 회사에 출근할까? 나는 마지막 케이스가 대다수일 것 같다.

     

    관성은 안정적이다. 마음을 편하게 한다. 그래도 되는 것인지, 계속 불안하기만 하다. 불안하기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불안이 행동으로 바뀌기에는 대체 얼마나 많은 동력이 필요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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