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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에서 데이터를 뽑아낼 의지카테고리 없음 2025. 5. 11. 11:11
어른들은 어쩔 수 없는 숫자의 노예들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움직이기 위해선 데이터가 필요하다. "더 좋아져요"보다 더 구체적인, 잘 됐다와 그렇지 않다를 구분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 편으론, 데이터보다 더 중요한건 누군가의 '의지'가 아닌가 싶다. 어떤 종류의 의사결정들은 근거가 없다. 그냥 밀고 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례없는 사업을 시작해야되는데 천천히 시장조사를 하는 대신 (그러면 늦을 것 같아서) 당장 전 사(全社) 직원들을 동원해 프로젝트를 착수한다던가. 이 의지라는 것을 누군가는 카리스마, 신뢰자본, 리더십, 어거지 등으로 부르는 것 같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데이터가 '나올 때 까지' 의지로 버티는 자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더 모호한 일을 다루고 더 불확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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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자신의 지식을 적극적으로 공유한다고?카테고리 없음 2025. 5. 7. 01:41
개발자는, 그리고 유독 웹 개발자는, 다른 직업군이나 업계에 비해 포용적이고, 관용적이고, 협력적인 것처럼 묘사된다. 아래의 짤이 대표적인 예시다.디자이너는 자신의 작업물에 민감하며 (내가 경험해본 소수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정말로 그러하다), 개발자들은 "nah, 괜찮아요" 하는 쿨한 모습을 보여주는 짤이다. 나는 이 짤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모습은 "적극적으로, 먼저" 자신의 코드를 보여준 상황은 아니라는 부분을 명백히 하련다. 즉, 우리는 우리의 작업물이나, 지식이나, 정보를 "먼저" 제공하는 경우는 없다. 요구하면 알려주지만 (그것만 해도 이미 상위 10퍼센트 업종인 것 같기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개발 업계는 다른 업계보다, 질문력(力)이 더욱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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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하고 일하고 있다는 기본 가정카테고리 없음 2025. 5. 6. 03:30
정신적으로 건강한 대인관계를 위해선 기본적인 대전제를 깔고 가는 것이 좋다. "나는 (1) 좋은 (2) 사람하고 일하고 있다"가 바로 그것이다. "사람하고" 부분은 일전에 모니터 너머에 있는 것이 로봇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라는 글에서 다뤘기 때문에 스킵하고, "좋은"에 대해서 얘기해보자면, 나에게 하는 말이나 행동이 기본적으로 나를 위한 행동일것이라고 전제를 까는 것이다. 각자가 말하는 방법이 다르고, 잘 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말이나 행동들은 정말 아플 수 있다. 그러나 대개, 정말 많은 경우에, 그들은 고통을 주기위해 일부러 그런 방식을 택하는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살아왔을 뿐이다. 따라서 타인의 행동으로 인해 고통받기보다, "저 자는 저렇게 말하면 안된다는 것을 모르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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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먹은 개발자는 다 어디있는가카테고리 없음 2025. 5. 3. 16:07
이리저리 계산해봐도, 우리 업계의 개발자는 이미 4, 50대 아저씨 개발자로 가득차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장에서 그들의 모습을 보기가 너무 어렵다. 기껏해야 애가 다섯 살 정도이고, 조금 더 희귀하게 중학생 아이를 둔 부모가 있다. 그마저도 소수다. 비단 개발 업계만의 얘기는 아니겠지. 회사는 피라미드 구조고, 올라가거나 그 자리에 있거나 둘 중 하나일텐데, 그럼 나머진 전부 회사 밖에 있단 소릴테다. 중소기업이 대한민국의 99%라는 얘기는 개발자 세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었단 말인가? 나는 오랫동안 코딩을 하고 싶다. 높은 곳의 IC 를 지향한다. 그런 희망을 가진 자가 소수인가, 아니면 모두 추락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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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과 연차의 상관관계는 TOTALLY ZERO카테고리 없음 2025. 4. 20. 13:03
이것이 현재까지의 나의 최종결론이다. 개발자의 실력과 연차는, 아 무 런 관계도 없다. 음, 글쎄, 찝찝함에 사족같은 단서를 붙여보자면,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그렇다. 즉, 거시적인 통계상으로는 연차가 높을수록 평균 실력이 올라가더라도, 내가 실제로 살아가며 만날 내 삶 속의 개발자들에 대해서는 내 관점을 고수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 주장은 사실 시사하는 바가 하나 더 있는데, 그렇다면 직급 또한 실력이나 연차와 관계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 참으로 무식하고 근거없는 도약이다). 그러한 연역으로부터, 나는 남들이 3년 걸려서 승진한다고 나 또한 3년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혼자 내려버렸다. 이 결론 한 줄을 위해서 모든 편향적인 관찰을 뒤죽박죽 붙여버린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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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장애 낸 신규입사자들을 위한 시카테고리 없음 2025. 4. 14. 01:45
잘한 건 아니다. 그러나 더 낫게 만들면 된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개인의 문제는 진짜 개인의 문제다. 그러나 시스템의 문제 또한 찾아내야 한다. 온전히 개인의 문제일 수 없다.피해를 준 동료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껴야 한다. 충분히. 그러나 너무 오래 그 상태에 있어선 안된다.심장이 불편할수록, 좋은 것이다.배우면 그걸로 됐다.최악의 상황은 기껏해야 퇴사다.한 두 번의 실수가 나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없고, 그렇게 놔둬서도 안된다.편히 자자. P.S. 적고보니 시가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