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게시물
-
회사에서 장애 낸 신규입사자들을 위한 시카테고리 없음 2025. 4. 14. 01:45
잘한 건 아니다. 그러나 더 낫게 만들면 된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개인의 문제는 진짜 개인의 문제다. 그러나 시스템의 문제 또한 찾아내야 한다. 온전히 개인의 문제일 수 없다.피해를 준 동료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껴야 한다. 충분히. 그러나 너무 오래 그 상태에 있어선 안된다.심장이 불편할수록, 좋은 것이다.배우면 그걸로 됐다.최악의 상황은 기껏해야 퇴사다.한 두 번의 실수가 나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없고, 그렇게 놔둬서도 안된다.편히 자자. P.S. 적고보니 시가 아니네.
-
전 직장 블라인드를 볼 것카테고리 없음 2025. 4. 10. 05:55
블라인드는 현실에 대한 불만을 주된 자양분으로 살아가는 플랫폼이다. 그렇기 때문에 블라인드를 보는 것은 사실 굉장히 뇌를 고통스럽게 한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대부분의 회사의 게시판에선 100개의 글 중 불만이 80개, 잡소리가 19개, 유익한 글이 1개 빈도로 등장하는 듯하다. 그러니까 "블라인드에 실제로 꿀정보도 있어!"라는 말은 양산형 쇼츠를 천 개쯤 보다가 고금리 특판 적금 상품 하나를 발견한 것과 동일하다. 유익하나, 당신의 뇌를 괴롭히면서까지 얻을 가치는 없다. 그러면 왜 불만글이 대다수를 차지할 수밖에 없을까 생각해보면, 결국 현실을 원하는대로 바꾸지 못한 푸념이 모일 수 있는 몇 안되는 공간이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이기 때문이리라. "우리 팀장은 정말 무능해. 하..
-
눈동자에 정열을 담아서 말하기카테고리 없음 2025. 4. 8. 20:01
나는 의식적으로 눈알에 정열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쉽게도 이 행위는 상당히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일이다. 그리고 습관처럼 나오려면 굉장히 오랜 시간 노력이 필요한 듯하다. 그러나 동시에 이 행위가 — 묘사가 이상한 것 같아서 이후로는 '스킬'이라고 부르겠다 —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들 그런 눈을 좋아하는 것 같다. 감화된다고 말하면 과장같고, 그냥 그런 스킬을 쓰는 자를 자주 볼 수 없기 때문에 재밌어 하는 것 같다. 성대모사하는 동료를 보는 느낌 정도. 그리고 이 스킬이 잘 발동되는 조건도 알아냈다. 내가 좋아하는 주제로 대화하거나, 상대의 말에 100% 몰입해서 들을 때 이 눈을 유지하기가 쉬워지는 것 같다. 전자는 별로 문제가 없는데, 후자는 상당히 그 자체..
-
질문을 구체적으로 하자카테고리 없음 2025. 4. 7. 08:00
짧고 간단한 질문은 던지기 쉽다. 맥락도 없고, 조건도 없이, 그냥 물어보면 된다. "제가 어떤 직업을 가지면 좋을까요?"그러면 질문을 받은 답변자는 둘 중 하나의 전략을 고른다. 누구에게나 들어맞는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이 질문자의 특성에 맞는 답을 해주거나. 후자를 위해선 당연히 질문자에게 역질문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 후자를 고르는 답변자는 아주 드문 편이다.질문자의 레벨을 세 단계로 나눠보자. (1) 질문하지 않는 자, (2) 잘못 질문하는 자, (3) 잘 질문하는 자.우선 (1) 에 머무르는 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2) 까지만 올 수 있어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만족하라는 얘기는 아니다.그리고 (2) 를 건너뛰고 (3) 으로 갈 수는 없다. 우리 모두 '어디부터 물어봐야 되는..
-
모니터 너머에 있는 것이 로봇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카테고리 없음 2025. 4. 6. 00:23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 된 시대다. 퇴사할 때나 되서야 얼굴을 알게 되는 동료도 존재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슬랙이나 이메일로만 소통을 하다보면, 그 뒤에 기계가 아니라 생명체가 있다는 것을 망각할 수도 있다. 농담이 아니다. 진짜, 저 상대가 내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넣으면 처리해주는, 자연어 처리를 기막히게 잘하는 챗봇 정도로 여기게 된다. 그런 인식이 머리를 지나가기 시작하면, 조금이라도 내 말을 이해 못하거나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때 화가난다. 당연한 결과다. 세탁기에서 시작 버튼을 눌렀는데 20초 동안 응답이 없다고 생각해보라 (나였으면 5초 정도 지났을 때 이미 두어번 때려봤을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무의식적으로 자라난다. 2025년의 현대 기술은 글씨에 감정과 표정을 담아내..
-
컴퓨터세탁소가 AI세탁소가 되는 순간카테고리 없음 2025. 3. 31. 22:02
어릴 때 컴퓨터 세탁소라는 것이 동네에 한 두 개 있었다. 한 번씩 지나갈 때마다, 대체 컴퓨터 세탁소라는게 뭔지 참 궁금했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었다. "컴퓨터 세탁은 기계가 자동으로 해준다는 의미에서 컴퓨터 세탁입니다. 그러니까 그때 당시에는 컴퓨터의 개념을 자동화된 기계로 이해하면서 ‘컴퓨터 세탁’이라는 재밌는 용어가 탄생했습니다." 즉, 그 당시 사람들은 이 멋진, 최첨단의 무언가를 '컴퓨터'라고 부르는게 최선이었던 것이다. 지금의 세대가 볼 땐 귀여운 시도일 뿐이지만. 현 시대에선, 'AI'라는 단어가 그 위상을 물려받은 것 같다. 우리 뭔가 대단한 것 합니다 (그래도 이번엔 실제로 하기라도 하면 다행인 것 같다) 라는 말 대신 AI 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다.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