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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미술이란 같은 컨셉을 10년 유지하는 것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1. 6. 10. 00:42

    현대카드 <Storage>에서 전시했던 에르빈 부름의 작품

     

    현대미술, 혹은 팝아트라고 불리는 장르의 전시에선 대부분의 작품이 같은 느낌을 준다. 처음엔 우연인 줄 알으나, 우연이 아니란 걸 깨닫자마자 모든게 이해되었다.

     

    예를 들어, 위 사진 속 에르빈 부름의 전시에서는 '대부분'의 작품이 '부풀어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한 전시에서는 아무리 봐도 똑같아 보이는 청바지가 50개 쯤 늘어져 있었다. 현대미술의 전시장에서 항상 마주하는 풍경은 뭔가 비슷한 컨셉의 작품이 한도 끝도 없이 늘어져 있는 광경이다. 그리고 그런 작품들의 제작 연도를 보면, 결코 1년 안에 끝나는 경우가 없다. 짧으면 5년, 길면 10년 동안 - 아주 긴 세월에 걸쳐 - 같은 컨셉을 가지고 무언가를 만든다.

     

    바꿔 말하자면, 처음 그 컨셉을 시도했을 때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 그 같은 행위를 몇 년이고 반복해야, 비로소 사람들이 쳐다보고 가치를 주는 것이다. (또 뒤집어 생각하면, 그러는 와중 세간이 놓친 수많은 작가들 또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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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이제 대답이 가능할 것이다. 왜 이 작품들이 - 작품이라고 부르기도 모호한, 이런 뭔가 이상하고 왠지 아무나 할 수 있을 것 같고 왠지 아무튼 납득하기 어려운 이 덩어리들이 - 그토록 높은 가치로 인정되는가? 그건 그 작가가 처음으로 그런 컨셉을 잡았고, 그 컨셉을 위해 세월을 녹였기 때문이다.

     

    현대미술 작품의 가격은 아이디어와 세월의 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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