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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청소와 코드베이스카테고리 없음 2024. 1. 28. 02:24
간만에 내가 사는 원룸을 청소했다. 대체 이놈의 집안일은 왜 해도해도 귀찮은걸까? (사실 잘 안한다) 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집이라는 것이 코드베이스와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 지속적인 유지보수 필요 - 맨날 똑같은 방법으로 접근하면 맨날 똑같이 힘듦 (사실, 뭐가 계속 붙기 때문에 점점 더 힘듦) - 이 사태를 개선하는 방법은, - 새로운 곳으로 옮기거나 (이 과정에서 쓰잘데기 없는 것들을 일부 제거할 수 있다) - 접근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더 세련된 도구, 혹은 더 많은 돈) - 덜어내거나 나는 이 중 덜어내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들 알겠지만, 덜어내는 것이 가장 힘들고 고통스럽다. 보통은, 잘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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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이 볼펜을 이긴 날카테고리 없음 2024. 1. 27. 19:28
저는 떠오르는 잡 생각이 예전부터 많았고, 전에는 그 기록을 공책들에 남겼습니다. 어떤 공책들은 너무 오래되어서 열어보는 상상만해도 민망함이 전신을 뒤덮습니다. 그런 공책 중 하나를, 아주 뒤늦게 베란다에서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엄마가 거기에 박아둔 것이었죠. 슬프게도 베란다는 습기가 자주 차서 공책은 이미 곰팡이와 물기로 뒤덮였습니다. 바짝 말려보았지만, 몇몇 페이지는 가루가 되어 흩날릴 정도였습니다. 슬픈 마음으로 힘겹게 페이지를 넘겨보는데, 대부분의 글씨가 번져서 더 이상 알아볼 수도 없는 상태에서 몇몇 구절은 또렷이 글씨가 남아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HB 0.5mm 샤프심으로 쓴 글씨들이었습니다. 재밌지 않나요? 볼펜은 힘껏 문질러도 번질 뿐 지워지지 않고, 연필자국은 조금만 건드려도 흑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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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먹기 전에 쓰는 아이폰보다 갤럭시가 좋은점카테고리 없음 2023. 12. 19. 22:55
- 삼성페이 (난 현대카드 안씀) - 삼성페이 교통카드 (NFC 방식이고, 내가 써왔던 토스뱅크 실물카드보다 압도적으로 인식이 빠름) - 가로방향 게임하면서 화면 뒤집을 수 있음 (아이폰은 화면 나갔다 와야함) - 오타율 적어짐 (우연 아님) - 카카오맵에서 대중교통 길찾기 사용 시 지하철 포함되어있어도 하차 알림 사용 가능 - 업무용 별도 프로필 사용 가능 (근데 알고보니 g-suite 레벨에서 통제하는거라, 현재 회사에선 사용불가) - 게임 하다가 잠깐 상단 당겨서 알람 확인해도 게임 안 멈춤 - 게임 하다가 잠깐 나갔다 와도 게임 안 멈춤 - 개별 전화번호의 과거 전체 통화 내역을 모아 볼 수 있음 - 키보드 특수문자 배열이 컴퓨터와 동일해서 (!@#$ ...) 인지하기가 쉬움 (쿼티 사용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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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롤스타즈와 슈카월드로 배운 보상의 기준점카테고리 없음 2023. 12. 16. 17:07
브롤스타즈에서 주기적으로 하는 이벤트성 게임 중 메가 저금통 미션이 있다. 다들 그냥 저금통이라고 부른다. 이 미션은 같은 클랜의 멤버들이 각자 알아서 일정 횟수 게임을 승리하면, 나중에 모아서 결산을 받는 구조다. 그런데 최대 30명으로 이루어진 클럽에서, 각 클랜원은 18판씩만 게임을 할 수 있다. 그 중 이긴 횟수만큼만 적립되는 구조다. 최대 보상을 얻기 위해선 250판을 이겨야 하고, 승리 확률이 50%라고 할 경우엔 250/9 = 27.x 이므로 28명이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항상 상위권에 위치한다. 즉, 18판 중 13~15판 승리를 유지한다.누군가는 5판 승리하면 더 이상 저금통을 하지 않는다.누군가는 딱 한 판 승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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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행동을 통제하는지 확인하라카테고리 없음 2023. 4. 14. 08:57
구글 캘린더에는 "매 달 마지막날"을 반복일정으로 등록하는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 구글 캘린더를 통해서 뭔가 그런 종류의 일을 하려는 자는, 이 기능이 존재하지 않고 그걸 어거지로 만드는게 너무 귀찮기 때문에, 매달 28일 (2월 때문에) 에 일정을 등록하는 선택지를 고르게 된다. 그런 선택을 할 때, 이게 합의가 가능했던 부분인지 아니면 합의가 불가능한 요소인데 기술의 제약때문에 더 나쁜 길임을 알고도 고른건지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모든 걸 자유롭게 할 순 없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문제인지는 알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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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코끼리의 생존법카테고리 없음 2023. 4. 11. 22:31
*늙은 코끼리 : 무리 내에 있는 현자를 말하며 (이런 식으로 말해도 되나 싶은데) 팀 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분을 지칭하는 경향이 크다. 하루는 점심으로 백반을 먹었다. 매일 반찬이 바뀌는 음식점이었다. 거기에서 일하시던 어머니 뻘 되는 직원 두 분은 -- 아니, 명백히 내 어머니 또래였다 -- 분명히 셀프 반납이라고 써있는 데도 불구하고 내 식판을 받아선 직접 잔반을 처리해주셨다. 다음에 또 오라고 하셨다. 나는 이런 기억이 많다. 이런게 자주 보인다. 예를 들면 전 회사에선 점심시간 사내 라운지에서 밥을 먹으면, 원래는 자기가 음식물 쓰레기통에 잔반을 버리고 분리수거 등등을 해야하는데, 그 자리에 회사 내 청소 담당자가 두 분 서 계셨다. 그 분들은 직원들이 음식을 들고 설렁설렁 오면 낚아채듯 받..